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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ETC.

검은사막 자낚러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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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검은사막이 카카오에서 제작사인 펄어비스가 직접 배급하는 거로 되면서 복귀를 했다.

본래도 낚시유저였지만 사냥을 조금해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1. 기본적으로 필드 RPG를 별로 선호하지 않음

2. 검은사막 풍경 정말 예쁘다.

3. 스샷찍는건 여전히 재밌다.

4. 이 게임은 PVP가 메인 콘텐츠다.

5. 성인게임의 클린함은 이미 다 사라졌다.

 

 필드 RPG 특성상 말그대로 필드에서 사냥을 해야하는데 이건 뭐.. 그냥 일하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반복적인 노가다? 그러다보니 흥미가 안서고 힘들기만 하다. 심지어 막피(PK) 유저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분탕치고 가버리니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기 마련. 심지어 말타고 마을 이동중에도 와가지고 말박(말의 돌진 스킬을 이용하여 상대를 넘어 뜨림)을 이용하여 죽이고 지나가고.. 결과적으로 라이트 유저가 필드에 나가있으면 죽이기 좋은 몹 정도로 취급된다. 사냥엔 흥미도 없고 나가서 구경하자니 고인물 하나만 붙어서 때리고 가면 한방컷 나지 하다보니 자연스레 마을에서 낚시나 즐기고 있다.

 

 이쯤되면 왜 이게임을 하는지 궁금하겠지만 검은사막이 풍경이 정말 예쁘다. (캐릭터는 솔직히 사람 느낌이 안들어서 무서움) 비가 올 때, 해가 뜰 때, 산 위에서 바다를 감상하고 하는게 정말 힐링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월드보스의 웅장함을 보는 맛도 하나의 묘미다.

 

 배경이 예쁘다보니 스샷을 자주 찍는 편인데 확실히 스샷을 위한 지원이 많아서 찍고나서 보면 뿌듯하다. 누군가에게 따로 공유를 하진 않지만 찍고서 간간히 보는 편

 

 1번에서 말했지만 PK 유저를 만나면 속수무책이다. 난 그냥 장비 너무 부족하지만 않게 맞추고 다니다보니 누가 와서 한대치면 픽 쓰러진다. PK 유저들이야 PVP 셋팅이니까 치고서 빠르게 이동기로 사라져버리다 보니 월보를 잡는 곳 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도 죽이고 사라져 버린다. 즉, 필드에서 PVP가 강제적으로 성립되니 PVP가 주 콘텐츠로서 작용하고 원치 않은 사람도 결국 PVP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물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강제 PVP에 대해 불만이 없는건 아니지만 뭐랄것도 없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성인RPG를 했다. 처음 접한 성인 RPG의 소감은 바로 어른들끼리 모여있어 건전한 게임문화가 이루어져 있었단 것이다. 서로 양보하고 서로 다독이고 서로 위하며 모이고 성장한다. 당시 또래 혹은 나보다 어린 유저들이 많이 분포한 게임만 하다 이 광경을 목격하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번은 PVP가 활성화 되는 지역의 퀘스트를 하자며 끌려간 곳에서 몹 인 줄 알고 적대 세력 사람을 열심히 팼는데, 몹이 갑자기 가만히 멈춰서 날 쳐다보는게 아닌가? 날 데려오신 분이 사람이라고 설명해주셔서 깜짝 놀라 미안하다 말하니 그냥 웃어 넘겨주시는 걸 보고 정말 컬쳐쇼크였다. 왜냐하면 그 전 까지 해왔던 게임들은 그런 상황이었음 부모님 안부부터 물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성인게임을 들어가도 별반차이가 없다. 혹은 더 심하다. 채팅창은 서로 날이 서있고 일부로 서로를 욕하고 비하, 비난이 난무하다. 로스트아크가 런칭했을 때에도 디아블로 풍의 게임이라 기대하고 갔었지만 유저들의 수준이 말 그대로 그들이 욕하는 급식충이랑 별 다를 바 없었다. 요즘은 급식이니 뭐니 나눌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어른들의 수준도 많이 내려왔다. (물론, 비율상으론 나이가 많을 수록 괜찮은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아직도 불변이다.)

 

 이렇게 주절주절 거렸지만 결론적으론 그것이다. 나는 이제 게임에 열을 내며 몰두 할 체력이 없다. 그리고 내가 나아 갈 길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몰두할 수도 없다. 또, 게임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닌 내 인생의 휴식처 중 하나 일 뿐이다. 그러니 그냥 간간히 풍경 보면서, 물고기 낚으면서 적당히 자급자족하고 마을에 정착해 다른 유저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동 낚시나 돌리는 유저가 되었다. 

 

 게임은 게임이다. 나 또한 게임을 만들려고 준비하는 사람이지만, 게임은 게임이다. 내가 만든 게임은 그 사람의 전부가 되어야 할 게 아닌 그 사람이 원할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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